출근 넷째 주 월요일 - 순한맛 월요일
벌써 입사 4주차가 되었어요. 파이팅을 외치며, 물 한 잔을 마시며 모니터를 켰어요. 이번 주말에는 별도의 메일이 많이 오지 않았어요. 시차는 어쩔 수 없는 문제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오전에는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세미나에 참여했어요. 아직 낯선 컨셉의 내용이었지만, 한국어로 설명 들으니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흑흑. 세미나 중에도 서로 채팅으로 질의응답을 하며 자발적으로 성장하려고 하는 기운이 느껴졌어요. 말하는 감자도 나중에는 스스로 성장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겠죠?
오후 교육 시작 전에 비는 30분 동안 빠르게 점심을 먹고, 교육도 들었어요. 서로 주말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근황을 공유하는데, 한 친구가 골든 리트리버를 분양받았다며 보여줬는데 너무 귀여웠어요! 이번 주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팀 프로젝트 단위로 이루어지지만, 지난주보다는 순한맛(?)이라고 알려주었어요. 정규 교육이 느슨하니,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교육의 선택지는 더 많아졌어요. 정해진 시간을 알차게 쓰는 것은 본인의 몫이라 그런지, 이번 주는 다양한 기술들을 익혀보자고 마음먹었어요. 오늘의 팀 활동은 회사와 관련 퀴즈쇼였어요. 30문제가 넘었는데, 다들 어찌나 손이 빠르고 똑똑한지. 족보가 존재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참가했어요.
오후 교육에는 지난주와 다른 팀 구성으로 시작했어요. 활동마다 팀이 다르니 처음에는 다들 우왕좌왕했어요. 이젠 저도 제가 어느 팀인지 잘 모르겠어요. 이제야 새로운 억양에 적응할 것만 같았는데, 또 새로운 억양으로 함께 하네요. 지난주에 계획을 짜는 방법을 익혔다면, 이번 주에는 효율적인 자원 활용 방법을 익힌다고 하네요. 새로운 사례와 함께 이리저리 고민하는데, 지난주에 갖은 멘붕을 겪어서인지 수월했어요. 뭐랄까 이제는 두려워질 게 없는 느낌?
이번 주에는 각 팀을 돌아다니며 도움을 주는 멘토가 더 많아졌어요. 이제는 뭔가 막힌다 싶으면 멘토를 소환하기도 해요. 이번 팀도 파이팅 넘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오디오가 또 계속 겹쳐서 말하는 감자는 강제로 계속 음소거를 했어요. 하지만 필요한 부분에서는 등장했으니, 1인분 한 걸로 칩시다요.
항상 팀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고민이 길어지면 항상 끝이 버거운 것 같아요. 이미 최근 몇 주간 팀 프로젝트를 하며 각자 느낀 게 많은지 이번 주는 해결해야 할 문제를 다 같이 토의한 뒤, 바로 항목을 나눠 각자 수행하는 형태로 했어요. 뭐랄까 고급스럽게 포장하자면 agile한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한 느낌이랄까요. 이제야 감이 조금 잡히는 것 같아요.
이제 기본 집중 교육도 얼마 남지 않았어요. 앞으로의 계획을 안내받았는데, 당분간은 열심히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여전히 정신은 없어요. 항상 제가 놓친 게 있는지 물어보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오늘 오후에 미팅 있지 않았느냐며 퇴근 후에 메시지가 왔어요. 사실 그 미팅은 다음 달에 있는 건데, 똑똑한 친구도 여전히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인가 봐요 허허.
여전히 영어로 장시간 교육에 100% 집중하는 건 불가능한 것 같아요. 그래도 요즘에는 무의식중에 영어를 덜 부담스러워 하려고 라디오나 방송도 많이 보는 것 같은데, 언제 즈음 적응될까 싶기도 해요. 그래도 월요일이라 열심히 집중하려고 노력했었는지, 퇴근하자마자 바로 잠들어버렸어요.
늦은 장마 때문인지 온종일 비가 오네요. 이젠 가을이 올 것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어요. 이렇게 무탈하게 새로운 월요일이 또 끝났어요. 비 오는 날 출근길은 항상 젖을까 봐 걱정이었는데, 재택 하니 쾌적하니 참 좋네요.
오늘의 추천곡은 에픽하이의 우산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IPtyAKxl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