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일기

출근 넷째 주 금요일 - 실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니저

말하는 감Jㅏ 2021. 8. 27. 22:46

오전에는 교육 행사에 참여했어요. 알고 보니 오늘은 더 나은 효율을 위해 업무를 최소화하고, 규정되지 않은 다양한 배움을 직접 실천하는 날이었어요. 첫 세션에서는 각 나라별 교육을 위한 담당자들이 목적과 이때까지 해온 노력을 간단하게 소개했었어요. 물론 필수는 아니지만 많은 직원도 관심이 많은지 행사에 다들 모였어요. 동호회도 권역별로 있을 만큼 다양한 조직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다음에는 참여해봤으면 해요. 그리곤 랩탑 불량 신고도 하고, 앞으로 남은 교육 일정도 확인했어요.

오후에는 내부 문서 작성 튜토리얼을 간단하게 익혔어요. 사용하는 문서 템플릿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자유로운 편이지만, 암묵적으로 지켜야 하는 문서 수정 매너(?)를 익혔어요. 30분 짧은 교육을 마치고 오늘도 팀 활동을 했어요. 오늘은 창의형 문제 해결이 미션이였어요. 대략 무인도에 품목별로 하나씩만 가져갈 수 있다면, 가지고 가고 싶은 걸 셀카와 함께 공유하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한 친구가 엔터테이먼트 분야에서는 본인의 술 컬렉션을 가지고 싶다며 셀카를 찍었는데 그 친구와 이때까지 활동했던 과정 중 가장 밝은 표정을 본 것 같아요. 오늘도 각자 집에서 보물찾기하며 활동을 마쳤어요.

오후 교육은 여유로웠어요. 어제 발표했던 피드백을 서로 주고받는 시간이었는데,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선배들이 함께해서 아주 생산적인 시간을 보냈어요. 프레젠테이션은 사실 혼자 준비하면 한계가 있는지라 피드백을 통해서 다음번에는 더 잘해야겠다 마음먹었어요. 타산지석이 떠오르는 하루였어요. 금요일이라 그런지 예정보다 끝마쳐주니 아주 좋았어요. 짧은 휴식을 가졌어요.

오늘의 마지막 시간은 시니어들과의 만남이었어요. 실제로 아시아 대표급 리더 및 부문별 대표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각 대표가 부문별 무슨 업무를 하는지 소개해주었고, 자유롭게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어요. 대표 리더분은 질문이 없으면 본인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가장 쿨했던 건 뭐야?" 와 같은 질문을 했었어요. 다들 스스로 일을 즐긴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부문마다 업무의 종류와 분야는 차이가 났지만, 조직의 공통적인 목표와 그 방향성을 함께 한다는 게 느껴졌어요. 얼마 전 조직에 변화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비하인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다들 이야기하는 걸 좋아해서인지, 예정된 시간이 훨씬 넘게 이야기를 주고받았어요. 서로 부서의 좋은 점 이야기를 하다가 한 시니어가 말하길 "우리는 한계와 불가능이 없어"라고 이야기했어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에 조직이 탄탄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모두 불금을 보내라며 마무리를 했어요.

 


이번 주에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는 바로 hectic이었어요. 실제 시니어와의 만남 전에 제 매니저와 이야기를 할 시간이 있었는데 한 주 어땠냐고 물어보길래 전 hectic이라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요. 지금은 교육을 받다 보면 까먹거나 실수할 때가 많겠지만, 그건 너무 당연한 과정이니 안심하라고 했어요. 그 대신에, 정말 중요한 순간에 실수하지 않도록, 그 실수를 안전한 환경에서 반복할 수 있게 본인이 여건을 만들어줄 테니 하나씩 차근차근 익혀나가라고 이야기해주는데 뭔가 너무 든든했어요. 뜨거운 태양 아래 나무 그늘 같은 느낌이랄까요?

방전된 배터리를 겨우겨우 유지하며 또 한 주가 끝났어요. 다음 주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한 직원과 이야기를 하며 스스로 자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무서웠어요. 혼자인데 어쩌나 고민이 많았지만, 곁에서 지켜보며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이 응원해준다는 사실을 이젠 알고 있기에 덜 무서운 것 같아요.
오늘의 추천곡은 이문세의 깊은 밤을 날아서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mozUs2aI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