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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일기

출근 셋째 날

by 말하는 감Jㅏ 2021. 8. 4.

오늘 오전에는 법인카드를 신청서를 다시 작성했어요. 신청서에는 부서명과 직급이 있는데, 오늘이 되어서야 드디어 제가 어디에 속한지 알게 되었어요.
아직 내선 번호가 나오질 않아서 잠시 보류하기로 했어요.
그리곤 다른 지사에 있는 친구가 갑자기 생각나 연락했어요. 이번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진심으로 축하해주었어요.
사람 일이 어찌 될지 모른다지만, 이렇게 사내 메신저로 친구에게 연락하니 기분이 얼떨떨했어요.

그리곤 시차가 다른 제 매니저에게 환영의 메일을 받았어요. 늦은 시간에 메시지 알람이 울릴까 봐 배려하여 메일로 보냈다고 했는데, 스윗함이 느껴졌어요.
이곳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커리어의 시작을 다시 한번 응원해주었어요. 함께 일하게 되어 설렌다고 해주었는데 비로소 함께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어요.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라는 메일의 끝까지 완벽했어요.

업무용 컴퓨터가 도착했다고 했어요. 하지만 이건 임시 컴퓨터라고 알려주었어요.
장비 담당 직원이 임시 컴퓨터를 사용할지 저에게 물어봤어요. 잠시만요. 전 아직 입사한 지 삼일밖에 안 된 말.하.는. 감.자.라고요.
어찌 대답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매니저분과 의논 후 다시 공유하기로 했어요.

오후에는 신규 입사자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어요.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다양한 사례를 공유해주었고,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관해 이야기도 했어요.
사실 저는 이 오리엔테이션 대상자가 아니었지만 어찌어찌하다 보니 깍두기 마냥 함께하게 되었어요. 영상이 하나 끝날 때마다 다들 이모티콘으로 애사심을 뿜뿜 보여주기도 했어요.
회사 복지 소개가 나왔을 때는 다들 질문이 엄청나게 많았어요. 입사 전까지는 알 수 없었던 내용이라 흥미롭게 들었어요.

어느덧 오늘의 마지막 체크인 세션을 가지게 되었어요. 일부 동료는 다른 오리엔테이션을 듣느라 오늘은 소규모로 진행되었답니다.
사내 시스템은 생각보다 너무 복잡했어요. 어찌나 접속할 곳이 많은지 매번 세션을 가질 때마다 궁금한 사실이 더 많아졌어요.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필수 교육들이 참 많았는데, 매니저들은 데드라인까지 기다리기 초조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 말인즉슨 슨, 미리미리 교육을 수강하라는 뜻.
그 이야기를 듣고 온라인 교육 시스템에 들어가 보니 9개가 넘는 교육이 추가되어 있었어요. 이제부터 하나씩 시작해야겠어요.

입사 후 30일 이내 매니저와의 1:1 면담이 있다고 했어요. 그전까지 제가 생각하는 책임감과 역할, 그리고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알려주셨어요.
나에게도, 우리 팀에게도, 그리고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도 올바른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자신만의 원칙을 가져야 한다고 했는데, 참 쉽지 않네요.
조직이 커서인지 혼자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동료끼리 내일 일정을 체크하며 궁금한 점들을 계속 이야기했는데, 역시 다들 궁금한 게 많았어요.

혹시 일정을 놓치는 동료가 있을까 봐 단체 공지 방에 글을 올렸어요. 다들 고맙다며 반응해주었는데, 한 친구가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댓글을 남겨주었어요. 처음엔 번역기 오류인가 했는데 괜히 감동했어요.

본인이 어떤 업무를 맡을지에서부터, 각 조직 간의 차이점과 앞으로의 계획까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면 가질수록 더 궁금해진 것 같아요.
세션 말미에는 요즘 취미 생활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집에서 칵테일을 만드는 친구도 있었고 저스트 댄스로 춤을 배운다는 친구도 있었어요.
오늘 세션 매니저는 아직 본인의 매니저를 직접 만나보지 못했다고 했어요. 국경을 넘어서 일을 하는 게 가끔은 참 낯설게 느껴지기도 해요.

몇몇 친구는 매니저가 다른 나라에 있어 외롭다고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이곳의 문화는 꽤 탄력적이었어요. 글로벌 조직에서 일할 수 있지만, 본인이 희망할 때 국내 직원들과 일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고 해주었어요.
본인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기회를 찾는 방식이 신선했어요. 대화를 통해서 최적의 방법을 찾는데, 매니저의 노하우와 여유가 말하는 감자를 안심시켜 주었어요.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하면, 본인이 말할 때를 제외하고는 마이크를 꺼두는데 그래서인지 발언권을 얻는 타이밍 잡기가 모호할 때가 있어요.
처음에는 참 어려워서 한마디도 말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소규모 미팅이라 그런지 조금씩 이야기도 하고 궁금한 점도 물어볼 수 있었어요.
어느덧 삼 일째가 지났어요. 이젠 낯설었던 동료의 이름이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어요.
내일은 공식적으로 서로의 입사를 환영하는 시간을 가질 것 같아요. 어떤 일이 또 있을지 궁금해요.

 

오늘은 뭔가 서로가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씩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온라인에서 그런 감정을 느낀다니 참 신기했어요.
저녁을 먹고 디저트를 먹는데, 막상 오늘 낮에 봤던 여자 배구 4강 진출 경기도, 달리는 도중에 넘어지고도 다시 일어나 끝까지 달려 예선 1위를 차지했던 어제의 1,500m 육상 예선 경기도 어쩌면 마음가짐의 더 중요하지 않으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료들과 함께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기에 오늘의 추천 곡은 코리아나의 손에 손잡고 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FdIezJz6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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