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평소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났어요.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기보다는, 단순히 저에겐 선택의 옵션이 두 가지뿐이었기 때문이에요. 각자의 시간대가 다르므로 감사하게도 같은 행사를 두 번에 나눠 진행했지만, 저에겐 그저 깊은 새벽에 참석하느냐 혹은 이른 아침에 참석하느냐의 차이였어요. 일어나자마자 출근 준비를 했고, 회의에 참가했어요. 5분 전에 접속했는데 제가 첫 참가자였기에, 오늘 진행자분들이 저에게 오늘 하루는 어땠냐고 물어봤어요. “응? 나 방금 일어났고 아직도 졸려~” 일어나자마자 영어로 하루 안부를 공유하다니. 사람들이 모이고 조직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각자 세부 직책도 직급도 모두 달랐지만 확실한 건 신규 입사자들뿐이었어요. 재미난 건 입사 6주차인 제가 꽤 오늘 참가자 중에는 선배였다는 점이었어요. 입사 후 이틀 차에 접속한 사람도 있었어요. 오늘도 세부 부서에 대한 정보를 조금 더 알 수 있었어요.
이른 아침 미팅을 끝마치고, 여유를 즐기며 베이글을 먹었어요. 확실히 평소보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니 여유가 있었어요. 베이글을 먹으며, 오늘도 필수 교육을 받았어요. 오늘은 보안 교육이었는데, 짧은 SNL 느낌의 영상이 재미있었어요. 보안 담당자가 연기자 뺨치는 고퀄리티의 연기를 선보였는데 사내 교육 자료로 쓰이기엔 너무 아까웠어요. 단원마다 영상 NG 컷도 보여주는데, 시청각 자료의 올바른 예시를 봤어요. 재택근무를 하면서 생각해야 할 것들이 꽤 많았어요. 스마트 스피커로의 위협도 조심해야 하고, 자료 저장 및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어요. 유익한 교육이었어요.
빠르게 점심을 먹고, 오늘 오후에 있을 인생 첫 매니저 1:1 미팅을 준비했어요. 매니저와 일대일로 매주 미팅을 잡는데, 주로 한 주간의 업데이트를 하며 근황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이야기하는 자리라고 소개받았어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제가 온전히 대화를 리드해야 한다는 원칙인데, 이게 사실 어렵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준비하면서 꽤 걱정을 많이 했어요. 제가 지원했을 때의 지원서도 다시 읽어보고, 채용 공고문과 내부 자료들을 다시 읽으며 저에게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고민했어요. 이런 미팅을 매주 해야 한다는 사실보다도 곧 그런 미팅이 다가온다는 게 더 무서웠어요.
같은 직군 친구들과 지난번에 마무리하지 못했던 미팅을 이어 나갔어요. 중요한 이야기는 지난 미팅에 다루었고,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정기 피드백에 대한 방법이었어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피드백이 바로 스스로 개선을 위한 시간이지 퍼포먼스에 대한 시간이 아니라는 점이었어요. 다양한 의견을 통해 종합적으로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함인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첫 피드백 시간까지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팀원들이 모두 서로 다른 나라에 있다 보니 생각보다 나라별로 다른 점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필요해요.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노동 시간에 관한 이슈인데, 프랑스는 하루 근로 시간 중 1분만 초과해도 난리가 나는 반면, 묻지 않아도 알아서 초과근무를 하는 나라도 많다고 했어요. 기본 원칙은 글로벌 룰을 지키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한다는 것이지만, 지금 모인 동료만 하더라도 서로 다른 부분들이 많기에 계속해서 서로 알아갈 필요를 느꼈어요.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매니저와의 첫 1:1 미팅을 시작했어요. 생각해보니 매니저와 1:1 단독 미팅은 처음인지라 더 긴장되었어요. 자연스럽게 최근 온보딩 기간이 어땠는지 이야기를 꺼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좋았던 점, 나빴던 점, 그리고 아쉬웠던 점을 정리하며 이야기했어요. 생각해보니 말하는 감자가 상당히 도움되었던 것 같아요.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런저런 감정을 정리하는 게 아주 좋았어요. 저는 사실대로 말했어요 - 초기에는 너무 혼란스러워서 말하는 감자가 말 잇지 못하는 감자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도움이 필요할 때는 손을 들 줄 아는 감자가 되었다며 교육 동안의 변화를 전달했어요.
매니저는 따뜻했어요. 항상 도움을 위해 본인이 존재한다며, 언제든지 필요한 것이 있다면 알려달라고 했어요. 제가 놓친 부분은 다시 알려주었고,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지에 대한 청사진도 공유해주었어요. 매니저는 실제로 제 주변의 이야기가 아닌 제 이야기를 궁금해했기에 오히려 부담스럽지 않았고, 중간마다 궁금한 점들을 질문해주어 첫 미팅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끝으로 다가오는 한 주 계획을 함께 설정하며 다음 주에 다시 만나자고 이야기했어요.
오늘의 추천곡은 써니힐의 두근두근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5F6h3zF1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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