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리니 금요일이네요. 아침부터 다음 주 미팅 준비를 했어요. 생각해보니 보통 중요한 일정들은 오후에 많이 잡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오전 미팅이 마음에는 덜 부담이 가는 기분? 긴장은 초기보다 많이 줄었지만, 그럼에도 놓치는 건 없는지 항상 신경 쓰는 것 같아요.
그리곤, 바로 다음 회의에 참가했어요. 제가 속한 그룹의 전체 회의였는데, 실제 소속 단위의 팀에 대한 앞으로의 방향과 팀원들에게 필요한 역량들을 소개해주었어요. 회사 내에서 사업과 비즈니스를 구분하는 방법이 너무 다양해서 신입인 말하는 감자는 항상 당황하곤 해요. 오늘을 비로소 이젠 진짜 제 소속팀이 어디인지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회의를 종료하고, 또 다른 필수 교육에 참가했어요. 이번에는 윤리에 대한 교육이었는데 라이브 교육임에도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어요. 저와 직접 관련이 있는 부분은 아니었지만, 필수 참여였기에 열심히 들었어요. 이제 사내 근무에 필요한 시스템을 대부분 익혔다고 생각했는데 아니 세상에나 완벽히 새로운 시스템을 소개해주었어요. 현직자들의 질문들이 끊임없던 것 보면 어려운 시스템인가 봐요. 말하는 감자를 교육 동안 말을 잃었어요.
연달아 교육을 듣다 보니 말하는 감자의 점심시간은 이미 사라져있었어요. 국가마다 시차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가끔은 불만스러울 때가 있어요. 바로 머릿수 싸움일 때에요. 교육에서 특정 국가의 참가자들이 많으면 점심시간을 사수할 수 있어요. 비록 오늘은 교육 때문에 제 점심시간이 사라졌지만, 다음에는 꼭 지켰으면 좋겠어요. 강제로 브런치 느낌의 베이글을 먹었어요. 사실 어디로 베이글이 들어가는지 모르겠어요.
이번 주까지 필수 교육을 모두 듣기로 목표 잡았기에, 마지막 시리즈 교육을 수강했어요. 아니 세상에, 오늘 교육은 상당히 놀라웠어요. 교육이 정말 SF 혹은 범죄수사물 같은 영화로 제작되어 있었어요. 회사 이름과 사내 시스템만 노출되지 않았다면 상업영화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을 거에요. 너무 흥미진진하고, 캐릭터들의 깊이도 뛰어났어요. 각 에피소드 후에는 한 배우가 지난 에피소드의 핵심을 알려주는데, 알고 보니 배우가 아닌 직원이었어요. 저 때는 입사 인터뷰 때 연기 오디션은 안 봤는데, 다들 따로 연기 공부했나 싶어요.
중간 중간에 메이킹 필름도 보여줬는데, 사내 교육용 영상 제작이라고 하기엔 스케일이 꽤 컸어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며, 직원들 간에 대화할 때는 다급하게 마스크를 착용하는 쓰는 모습이 킬링 포인트였어요. 교육 중에 한 직원이 실수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저도 모르게 감정에 이입해서 시청했어요. 정기적으로 하는 교육인 것 같았는데, 다음 시즌도 많은 기대 부탁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교육도 끝났어요. 실제로 크레딧을 보니 해외 로케 촬영까지 했는데, 다들 교육에 진심인 것 같았어요. 다른 교육에 등장하셨던 직원분이 또 나오니 이제 내적 친밀감도 생겼어요. 다음 에피소드도 기대되네요.
쉼 없이 미팅과 교육을 이어나가다 보니 오늘 하루도 어느덧 끝이 났어요. 이번 주에 예정해둔 필수 교육도 끝났고, 중요한 일정도 모두 끝마쳤어요. 오늘은 퇴근 후 여유를 즐기며 산책을 해야겠어요, 그렇지만 오늘 영화 같은 교육에서 배운 것처럼 적당히 긴장을 가진 채로요.
오늘의 추천곡은 John Barry Orchestra의 James Bond Theme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wR98IoWp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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